삼가 조의를 표합니다.

나는 토요일 밤을 뉴욕에서 보냈다. 왜냐하면 개츠비가 열었던 그 눈부시고 황활한 파티가 나에게는 너무 생생하여 음악 소리와 희미하지만 끊임없는 웃음소리, 그의 차도를 오르내리던 자동차 소리가 그의 정원에서 여전히 들리는 듯했기 때문이다. 어느 날 밤 나는 실제로 자동차 소리를 들었고, 헤드라이트 불빛이 앞쪽 계단을 비추고 있는 것을 보았다. 그러나 그게 누구인지는 알아볼 수 없었다. 아마도 그는 지구의 맨 끝에 가 있다가 파티가 끝난 줄 모르고 찾아온 마지막 손님이었을 것이다.

  마지막 날 밤 트렁크에 짐을 꾸리고 자동차를 식료품상에 팔고 나서 나는 그 저택으로 건너가 다시 한번 그 집의 알 수 없는 엄청난 몰락을 바라보았다. 어떤 아이가 하얀 돌계단에 벽돌 조각으로 갈겨 쓴 음탕한 욕설이 달빛에 뚜렷이 드러나 보여, 나는 계단을 따라가며 구두로 비벼 그 낙서를 지워버렸다. 그리고 해변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 내려가 모래 위에 벌렁 드러누웠다.

  이제 해변에 늘어선 별장들은 대부분 문이 닫혀 있었고, 해협을 가로질러 가는 나룻배 한 척에서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움직이는 불빛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불빛도 찾아보기 어려웠다. 그리고 달이 점점 높이 떠오르면서 쓸모없는 집들이 녹아 없어져버리자 나는 서서히 옛날 네덜란드 선원들의 눈에 한때 꽃처럼 찬란하게 떠올랐던 이 옛 섬이 어떤 곳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. 바로 이 섬이야말로 신세계의 싱그러운 초록빛 가슴이었던 것이다. 이 섬에서 사라진 나무들, 개츠비의 저택에 길을 내준 나무들은 한때 인간의 모든 꿈 중 마지막이자 가장 컸던 꿈에 소곤거리며 유혹했던 것이다. 덧없이 흘러가 버리는 매혹적인 한 순간 인간은 이 대륙을 바라보며 숨을 죽였음에 틀림없었다. 어쩔 수 없이 이해할 수도 없고 원치도 않는 심미적 명상에 빠진 채 역사상 마지막으로 경이로움에 대한 그의 능력과 맞먹는 그 무엇과 대면하면서 말이다.

  나는 그곳에 앉아 그 오랜 미지의 세계를 곰곰히 생각하면서 개츠비가 부두 끝에 있는 데이지의 초록색 불빛을 처음 찾아냈을 때 느꼈을 경이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.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달려왔고,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있어 금방이라도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았으리라. 그 꿈이 이미 그의 뒤쪽에, 공화국의 어두운 벌판이 밤 아래 두루마리처럼 펼쳐져 있는 도시 저쪽의 광막하고 어두운 곳에 가 있다는 사실을 그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.

 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, 해마다 우리 눈앞에서 뒤쪽으로 물러가고 있는 극도의 희열을 간직한 미래를 믿었던 것이다. 그것은 우리를 피해 갔지만 문제될 것은 없다. 내일 우리는 좀 더 빨리 달릴 것이고, 좀 더 멀리 팔을 뻗칠 것이다...그리고 어떤 맑게 갠 아침에는...

 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전진하는 것이다.

 

-S.피츠제럴드, <위대한 개츠비> 中-

by pSyCHe | 2009/05/24 16:52 | 트랙백 | 덧글(0)

◀ 이전 페이지          다음 페이지 ▶